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,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.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훈툰(테이스티 사가) (문단 편집) === 2장. 신하의 도리 === >아이는 날마다 성장해, 철부지 소년에서 다재다능한 늠름한 청년으로 자라났다. 하지만 보름달처럼 환한 어린 시절의 미소는 사라지고, 현실에 대한 불만과 원망으로 찌든 표정만 남았다. > >무언가를 바꾸고 싶기라도 한 듯 마스터는 식사와 잠까지 거르며 집요하게 공부에 매달렸다. > >그런 마스터를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건, 책상에 엎드린 채 잠이 든 그에게 담요를 덮어주는 게 고작이었다. > >책상에 쌓인 죽간은 날마다 높아졌고, 건강을 염려해 옆에 놓아 둔 삼계탕 위에는 허연 기름이 굳어 있었다. >책상에 놓인 어둠침침한 등불 아래서 죽간을 읽는 마스터의 눈가가 붉게 물들었다.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 고개를 쳐들더니 울음소리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입까지 악물었다. > >죽간에는 마스터의 오랜 벗이 형제들의 권력 투쟁의 희생양이 됐다고 적혀 있었다. 자신의 목에 당장 칼이 들어올 수도 있을 만큼 혼란한 상황 탓에 그는 친구의 비보에 목놓아 울 수도 없었다. > >일개 지방관 신분으로 군신, 환관이 만든 권력에 어찌 맞설 수 있었으랴? >마스터의 소중한 벗은 권력 투쟁에 휘말려 억울한 누명을 쓴 채 죽음을 맞이했다고 한다. 그리고 마스터가 친구에 관한 소식을 접했을 땐, 지난 시절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았던 소중한 벗은 이미 싸늘한 주검이 된 뒤였다. > >더는 못 참겠다는 생각에 샤오에게 방안에 있는 궁인들을 모두 쫓아내라고 했다. 커다란 방에는 나와 마스터만 남았다. > >마치 어린아이를 다루듯, 난 마스터의 머리를 가만히 감싸안은 뒤 부드럽게 쓰다듬었다. 다른 사람 앞에서 눈물을 보이지 않는 게 어느덧 습관이 된 마스터는 내 옷자락을 꽉 움켜쥐었다. > >「난 아바마마나 다른 형제들과 같은 냉혈한이 되지는 않을 거야.」 >「...그럴 리 없잖아. 내가 있으니 걱정하지 마.」 >「그들과 싸우고 싶지 않아. 그저 백성의 안위를, 가족과 친구를 지키고 싶을 뿐인데, 왜 이렇게 힘든 거야... 대체... 왜...」 >「같이 떠나자.」 >「안 돼, 저들에게 절대 질 순 없어. 그래도 네가 날 지켜봐 줬으면 해, 내가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도록... 무고한 사람들을 해치고 정의를 유린한 놈들에게 이 나라를 절대로 내어주지 않을 거야.」 > >품 안의 마스터는 살짝 몸을 떨고 있었다. 숨을 길게 들이마신 그가 고개를 들자, 눈물로 젖은 눈동자에 결연한 의지가 담겨있는 게 보였다. > >자신의 꿈을 버린 아픔을 참지 못하고 두 눈이 빨갛게 되도록 울었던 아이는 처음 만났을 때 내게 약속했던 것처럼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시작했다. >하지만 친구의 죽음을 제때 듣지 못할 정도로 마스터는 권력 싸움에서 좀처럼 우위를 차지하지 못했다. > >마스터는 이 나라의 황자로 태어나면서 평민이 누리지 못한 대우를 누린 만큼 그에 걸맞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. 황제를 모시는 신하로서, 그리고 백성을 받드는 종으로서 그들을 지키려면 더 큰 권력을 지녀야 한다고 했다. > >권력은 가랑비와도 같아,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온 몸을 적시곤 한다. > >마스터의 식신으로서 그가 초심을 지킬 수 있도록 나는 그의 곁을 쭉 지켜왔다. > >그리고 오늘... 결연한 그의 눈빛을 보며 어머니의 품에서 목놓아 울던 아이가 그동안 많이 성장했다는 걸 깨달았다. > >절친한 벗이 그린 무릉도원 화첩을 마스터는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녔다. 화첩에는 우리가 꿈에서 본 무릉도원의 풍경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. > >등불의 심지를 돋우러 갈 때면, 넋 나간 표정으로 그림을 보고 있는 마스터를 발견하곤 했다. 어린 시절 버려진 자신의 꿈에 애도를 표하기라도 하는 듯 절절한 모습이었다. > >하지만 내 품에서 울음을 터뜨린 날 이후, 마스터는 궤짝 깊은 곳에 화첩을 넣고는 굳게 잠가버렸다.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-BY-NC-SA 2.0 KR으로 배포하고,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.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.캡챠저장미리보기